아로요 클래머(Arjo Klamer) 교수, 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최고의 선택을 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 『가치 기반 경제』의 저자

아로요 클래머(Arjo Klamer) 교수, 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대한민국 경제성장률 2%대의 저성장 시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한국의 경제 상황을 “언제까지나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라며 여러 대안을 마련하여,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떠한 대안으로, 이러한 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유럽 서부에 있는 네덜란드는 대한민국과 많이 닮아있는 국가다. 자연 자원(資源)이 거의 없고, 무역을 통해서 경제 성장을 이뤄내야 하는 등 대한민국과 상황이 유사하다. 그럼에도 네덜란드는 문화관광의 도시, 복지 선진국 등으로 불리는 이유가 무얼까? 네덜란드 중부의 도시, 힐버섬의 도지사를 역임하고,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아인트호벤을 ‘문화 도시’로 탈바꿈시킨 아로요 클래머 교수를 위클리피플이 만나보았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Q: ‘가치 기반 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 세계적으로 초빙 요청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도 한국에 방문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A: 이전에도 한국에 몇 번 와 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에 워니북스 서진수 대표님에게서 출간 요청 제의(한국어판 번역)를 받았고, 다시 한 번 한국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전에도 한국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가치 기반 경제가 한국에서, 또 도시재생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고 싶습니다.

Q: 특별히 한국에 관심이 많았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A: 한국은 여러 변화를 유연하게 잘 겪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세계 여러 국가 중에서도 괄목할만한 경제 성장을 이뤄내었죠. 그렇기 때문에 이전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한국도 저성장 시대에서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죠. 가치 기반 경제라는 새로운 경제학 패러다임으로, 한국이 다음 단계로 한 계단 성장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Q: 기존 경제학과 가치 기반 경제학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A: 기존의 표준 경제학은 정량적인 측면만을 고려했습니다. GDP(국내총생산), 수입, 수익을 얼마나 창출 했는가 등이 주요 이슈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문화를 통해 도시를 탈바꿈시키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해오면서, ‘정성적인 측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경제학에서 새로운 시각인 가치 기반 접근법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경제학은 가치에 대한 학문입니다. 정량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양질을 추구하는 ‘정성적인 관점’으로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Q: 『가치 기반 경제』라는 책을 쓴 계기는 무엇입니까?

A: 저는 이러한 이슈에 대해서 40년 동안을 연구해왔습니다. 특히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경제학의 새로운 관점에 대한 고민을 매번 해왔어요. 경제학 분야를 잘 개발해서, 이 세상이 좀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경제학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이전과는 다른 접근법으로 통찰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Q: ‘이 책을 꼭 봤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있나요?

A: 이 책은 학계는 물론, 전문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 분야의 사람들과 글로벌 기업가들이 특히 관심을 많이 가졌습니다. 한국에 있는 사업가들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7장은 글로벌 기업가들에게 실무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기업가들이 사업 확장이라는 선택을 할 때, 저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과 목표로 세운 것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평가 작업의 툴을 만들어서, 정성적인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시스템화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왔습니다. 이러한 작업이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교수님의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A: 도시재생 프로젝트 중에서도 ‘아인트호벤’의 사례가 생각이 납니다. 아인트호벤에는 글로벌 기업, 필립스의 본사가 있었죠. 그런데 암스테르담으로 이전하면서, 아인트호벤의 경제는 바닥으로 떨어졌죠. 이에 도시재생을 위해 문화영역의 투자를 집중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대학 이상의 고급 연구 기관, 디자인 아카데미 등 교육 기관들의 유치를 이루어냈고, 그 결과 아인트호벤은 문화 교육의 도시로 탈바꿈하게 되었습니다. 창의적인 인재들이 많이 나타나는 환경 덕분에 도시의 평판도 덩달아 올라갔고, 경제도 활성화 되었죠. 이는 우리가 문화에 투자할 때, 경제적으로 어떠한 성과가 나오는지를 잘 보여주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네덜란드처럼 대한민국이 ‘문화강대국’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한국에 몇 차례 오게 되면서, 네덜란드와 한국을 자연스럽게 비교해보게 됩니다. 전 세계의 나라들 중 대부분의 나라는 수출지향적, 즉 수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가 지금의 복지 선진국, 문화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강한 사회(Strong society)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에서는 대중들이 서로 융합을 잘합니다. 예를 들어, 화훼산업의 종사자들이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다른 사람들과 축구 등 여러 활동을 같이 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소셜라이징’을 잘한다는 것입니다.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다보면, 진보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생각합니다.

Q: 끝으로 한국에 있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A: 한국인으로서,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잘 파악하고, 그 안에서의 강점을 찾아야 합니다. 코리안 퀄리티(Korean Quality), 한국인들만의 강점은 분명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서로 공유된다면, 여기에서 만들어진 가치가 구체화되고 더 커질 것입니다. 내가 속한 문화권에서, 우리 문화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파악하는 것은 경쟁사회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profile
암스테르담 도시재생 프로젝트 자문위원
로테르담 도시재생 프로젝트 자문위원
아른헴 문화도시 개발 컨설턴트
덴 보쉬 문호도시 문화의 거리 프로젝트 컨설턴트
네덜란드 국왕 특별자문
네덜란드 the Dutch Craft Council 이사장
에라스무스 대학교 문화경제학과 교수
세계문화경제학회 The Association of Cultural Economics International 학회장 역임
힐버섬 도지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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