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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5
백종원이 가는 길, 제국을 운영하는 방법
임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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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이 가는 길:제국을 운영하는 방법

백종원의 삶은 이 나라 모든 중년 남성들이 꿈꾸는 자아실현 레퍼토리의 알파이자 오메가에 가깝지 않을까. 그는 여리고 예쁜 여배우 소유진과 결혼했고, 공중파 TV 출연 이후 사회적 명성도 얻었다. 게다가 그는 성공한 사업가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백종원을 만든 비결은 무엇일까. 그리고 끝없이 팽창하는 헬륨 풍선처럼 꾸역꾸역 세를 불리고 있는 그의 요식업 프랜차이즈 제국의 미래는? 정녕 우리에게도 그의 성공을 모사할 기회가 있을 것인가?
취재·글_임주형 기자

시작부터 창대했던 남자

백종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자수성가형 사업가는 아니다. 그는 학교법인 예덕학원을 설립한 백창현의 손자이다. 아버지 백승탁은 충남교육감을 지낸 사람이고, 백종원 역시 예덕학원의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어릴 적 먹던 밥상 이야기를 하면 기본적으로 뚝배기가 2개나 올라왔다. 거기에 국도 따로 나오고 생선구이도 빠지지 않는다.

한정식 상차림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풍요롭고 다채로운 음식들을 맛보며 미각을 단련해 왔다. 비록 교육자 집안의 유산을 온전히 계승한 건 아니지만, 백종원을 완전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보기는 힘들다.

풍족한 집안의 탄탄한 배경이 그를 뒷받침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백종원 역시 자신을 애써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포장하려 들지 않는다.

젊은 시절부터 백종원의 꿈은 번듯한 사업가였다. 어렸을 적의 장래희망이었다는 ‘국위선양 하는 외교관’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의 첫 사업은 인테리어였다. 그러다가 얼떨결에 원조쌈밥집을 싼값에 인수해 개장했다.

그때만 해도 외식업은 그에게 별 의미 없는 곁다리 사업이었다. 본업인 인테리어는 확장을 거듭해 건축자재 유통, 단독주택 건설까지 손을 뻗쳤다. 그러나 IMF라는 복병을 만나 순식간에 몰락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에게 남은 건 17억 빚과 작은 쌈밥집이 전부였다고 한다. 이 때부터 백종원은 외식업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핵심은 심플함이다

젊은 시절의 실패는 백종원을 베테랑으로 만들었다. 오늘날 백종원은 <더본코리아>를 필두로31개의 외식업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지만, 그의 경영 철학은 의외로 단순하다. 메뉴는 단순해야 하고, 음식은 가성비가 뛰어나야 한다.

그는 ‘질 좋은 서비스’, 혹은 ‘신선한 재료’같은 수식어구 따위로 가냘픈 상품을 치장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다른 식당들이 비법인 마냥 숨겨왔던 레시피들을 소비자들과 공유하고, 가격에 합당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조심스럽게 시장에 접근한다. 이것이 더본코리아가 ‘실패하지 않는 외식업 브랜드’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이유다.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

근 1년간 MBC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백주부’로 활동하며 강력한 예능 기대주로 떠오른 백종원이었지만, 사실 그의 성공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TV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은 뒤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백종원이 최대 주주로 있는 더본코리아가 세무조사를 받게 되자 방송을 중단해야 했고, 음식 칼럼니스트들은 설탕이나 조미료의 사용을 자제하지 않는 백종원을 탐탁찮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최근에는 더본코리아가 요식업을 연계한 제주 호텔 사업에 뛰어들며 프랜차이즈 업계로부터 ‘모럴 해저드’라는 비판마저 받고 있는 실정이다.

가맹점과의 상생을 도모하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늘려 기업 가치만 불리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백종원이 정녕 과거의 실패를 잊은 것일까? 젊은 시절 무리하게 활동 영역을 팽창시키다 스스로 좌초했던 인테리어 사업처럼,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제국 역시 대한민국 창업 신화의 지평선 너머로 저물어 버릴 운명이었던 걸까? 그 미래를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우리는 ‘노련한 사업가’ 백종원의 처세술을 엿볼 수 있다.

<삼대천왕>, <집밥 백종원> 등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던 백종원은 놀랍게도 2015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 불참했다. 그는 ‘자신은 예능인이 아닌 요리 연구가이기에 상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백종원의 바람 잘 날 없었던 험난한 방송 생활을 상기해 볼 때, 그의 연예대상 시상식 불참은 ‘자숙’보다는 ‘영역 규정’의 행위에 가깝다. 백종원은 자신이 팽팽한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리는 사업가적 결단들이, 텔레비전 앞에서 내비치는 그의 ‘털털하고 소탈한 백주부’ 이미지와 섞일 수 없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인기를 과신하지도 않는다. 그는 자기 실력을 ‘세발자전거’에 비유하며, ‘사이클 선수’에 가까운 프로 셰프들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말했다. 여기에 백종원의 미덕이 있다. 그는 연매출 1,000억을 넘는 대기업의 최대 주주이지만, 여전히 자신의 위치를 낮출 줄 안다. 자기비판이 가능하다는 증거다.

리스크를 제어하는 방법도 알고 있다. 최근 그는 애틀랜타에 누들 전문점을 냈다. 본사 직영도 아니고 가맹점도 아니다. 식당 운영을 원하는 미국 교민 지인들에게 노하우를 지원하는 대신, 미국 사회가 어떤 입맛을 가지고 있는지 시장 조사 데이터를 제공 받는 형태다. 혁신적인 비용 절감 방법이다.

백종원은 사업 성공의 가장 큰 키워드로 ‘인내’를 꼽는다. 최소 1년에서 2년을 내다보고 일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더본코리아는 17개 브랜드의 가맹사업을 철회했다. 사실상의 구조조정이었다.

본사는 경영 효율화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백종원의 진의가 무엇인지, 그가 수천 가맹점 소상공인들과 어떻게 상생을 이뤄나갈 것인지, 또 더본코리아가 앞으로도 계속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백종원의 두 번째 시험이 이제 막 시작됐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간에, 그에게 귀추를 주목할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news@weeklypeo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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